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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일본이 베낀다"...불닭볶음면 표절 논란에 일본이 보인 반응, 모두 '경악'

살구뉴스 202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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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일본 최대 라면회사인 닛신식품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베낀 상품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본 라면 최대 기업인 닛신식품(Nisshin)이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모방한 카피캣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일본 닛신식품 볶음면과 삼양의 불닭볶음면 / 당사 홈페이지 캡처
일본 닛신식품 볶음면과 삼양의 불닭볶음면 / 당사 홈페이지 캡처

출시 제품은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진한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 컵라면과 '닛신 야키소바 볶음면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 봉지라면입니다.

포장지엔 한글로 ‘볶음면’이 들어간 것은 물론, 포장지 색도 연한 분홍색으로 유사합니다. 특히 제품 안내에는 "고추장의 풍미와 치즈의 부드러움은 한국에서 화제가 되는 중독성, 달콤하고 매운 카보 맛"이라며 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식품업계에선 삼양식품이 2018년 선보인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참고한 모방 제품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해당 제품은 매운 소스에 치즈를 더해 부드러운 맛을 구현해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삼양식품이 만든 불닭볶음면(왼쪽)과 중국 현지 업체가 생산한 모조 불닭볶음면. /한국식품산업협회
삼양식품이 만든 불닭볶음면(왼쪽)과 중국 현지 업체가 생산한 모조 불닭볶음면. /한국식품산업협회

앞서 중국에서도 불닭볶음면 모방 사례가 있었습니다. 중국 최대 K-푸드 모조품 생산·유통기업 청도태양초식품과 정도식품은 포장지에 ‘사나이’라는 한글이 적힌 불닭볶음면을 제조했습니다. 삼양식품이 사용한 닭 캐릭터, 포장지 색상과 글자·캐릭터 위치 등이 매우 흡사했습니다.

日 매체 "모방당해온 일본 기업의 복수"

일본 라면회사 닛신식품이 지난 3월 20일 출시한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진한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 /사진=닛신식품 홈페이지
일본 라면회사 닛신식품이 지난 3월 20일 출시한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진한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 /사진=닛신식품 홈페이지

2023년 4월 26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일본어판은 '일본이 한국을 표절했다?…닛신 UFO 신제품이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너무 닮았다며 한국 누리꾼들 대소동'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라면 업계가 호황을 누리는 중 닛신식품의 신제품 '닛신 야키소바 UFO 진한 한국식 매콤달콤 카르보'가 한국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닮았다는 논란이 화제"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한국에선 '일본 라면의 원조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베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한국에 줄곧 모방 당한 일본이 이번에는 한국을 모방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모방 당한 일본이 복수?'라는 표현을 달고 그간 수차례 제기된 한국 기업의 표절 논란을 언급했습니다.

닛신식품은 인스턴트 라면을 처음으로 만든 업체입니다. .

 


뉴스위크 일본어판은 '계속 모방당한 일본이 복수?'라는 표현을 써 가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반복된 한국 식품기업의 일본 제품 베끼기 사례들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농심 '새우깡' ▲롯데 '빼빼로' ▲오리온제과 '초코송이' ▲해태제과 '칼로리 밸런스' ▲남양유업 '17차' 등입니다.

 
한국 농심 ‘새우깡’과 일본 칼비 ‘갓파에비센’.
한국 농심 ‘새우깡’과 일본 칼비 ‘갓파에비센’.

새우깡은 1971년에 처음 나왔고, 칼비가 갓파에비센을 출시한 것은 1964년이기 때문. 또 한국 롯데의 ‘빼빼로’는 일본 에자키글리코의 ‘포키’를 모방한 것으로 지적됩니다. 글리코가 포키를 시판한 것은 1966년이고, 빼빼로는 1983년 출시됐습니다.

이어 "한국의 즉석 라면도 일본의 도움으로 탄생한 것"이라며 "삼양식품 창업주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1960년대 초 즉석라면 개발을 위해 닛신식품을 찾았다 거절당하고 결국 메이세이식품의 지원으로 첫 제품을 출시했다"는 비화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이) 모방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며 "닛신 볶음면 표절 논란은 아시아 소프트파워의 중심축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한국 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신기하다 우리가 베끼는 입장이었는데 나쁘지는 않은 기분임" ,"레몬당이나 주전자차 같이 일본 베끼는 건 너무 당연해서 뉴스가 안되는데, 일본에서 베낀 거 하나 나오니 바로 뉴스가 되네.. 어쨌건 격세지감 느껴지는 부분" ,"살다 보니 이런날도 ㅋㅋㅋ 진짜 우리나라가 일본꺼 모방 뼛속까지 긁어서 개많이 했었는데 ㅋㅋ 그리고 일본은 이악물고 우리껀 안따라함 ㅋㅋ근데 비슷하긴하네 ㅋㅋ"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삼양식품 "법적 대응 어려운 부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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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한국식품산업협회와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 협의체'를 구성, 지난해 1월초 청도태양초식품과 정도식품을 상대로 지식재산권(IP) 소송으로 대응했다.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등 다른 식품기업과의 공동 대응 차원에서 움직였다. 다만 일본에는 불닭볶음면 원조의 인기를 강조한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을 폈다. 이를 계기로 법적 대응보단 제품 경쟁력을 통한 해외 매출 성장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양식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닛신이 삼양식품의 제품을 표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제품명이 달라 상표권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부정경쟁 방지와 관련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일본에서 '불닭볶음면'(한글·일본어) 상표권을 가지고 있으며, 고유성을 강조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본래 닛신, 토요스이산(마루짱), 산요푸즈(삿포로이치방), 묘조식품 등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일본은 최근 K-푸드 붐(Boom)이 일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해외 브랜드 라면 수입 중 한국 라면이 74%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확대됐습니다. 중국에서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한국 대표 라면이란 인식이 확고하며, 매운맛 라면의 대명사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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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에서의 불닭볶음면 위상은 지난해 삼양식품 해외 매출 실적에서도 입증됐습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9090억원의 67%인 6100억원은 해외 매출액입니다. 이중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매출은 약 5000억원으로 해외 매출 비중의 80%를 상회합니다.

국가별 매출 비중은 중국이 35%로 가장 높았습니다. 일본은 3%에 불과하지만, 2019년 설립한 일본 법인 ‘삼양재팬’은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앞세워 전년 대비 26.9% 증가한 21억엔(약 208억원)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언론 등에 표절 원조 제품으로 불닭볶음면이 이슈화되면, 어떤 측면에선 제품 고유성을 강화하는 마케팅적 요소가 있다"며 "사람들은 카피 제품이 나올 정도로 원조가 대단하구나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법적 대응으로 이미지를 소비하기보다 이를 기회로 삼아 원조를 알리는 게 수출하는 입장에서도 에너지 소모가 적다"며 "그만큼 삼양식품이 원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대목"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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