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설공단이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입구에 설치한 '꾀, 끼, 깡, 꼴, 끈'이라는 글자 구조물을 두고 전국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의 사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꾀, 끼, 깡, 꼴, 끈'은 박형준 시장이 올해 1월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언급한 내용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 산하기관이 시장에게 충성하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였다'는 등의 비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도시고속 대연터널 위에 '꾀끼깡꼴끈'이라는 간판이 있었다"면서 "전날 오후 7시쯤 사진을 찍었는데 이게 뭐죠?"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게시물 댓글에는 "검색해 보니 박형준 부산시장 유튜브 영상이 뜨는데 시 예산으로 시장 개인 유튜브 홍보하는 거 아니냐?" 는 등 공무원과 시를 향한 강도높은 지적글이 올랐습니다. .

꾀끼깡꼴끈 이라는 말의 뜻은 박형준 시장이 1월 2일에 있었던 2024년 시무식에서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라고 말한것을 그대로 적은 것인데, 부산 시민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도대체 무슨 말일까 싶어 한참 봤는데 이렇게 보다가 사고를 낼 수도 있겠다","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위에 설치한 게 이해가 안 된다" 라는 등의 의견만 나왔습니다.

도시고속도로 구서IC-문현터널 구간은 시속 80Km/h 구간의 고속화 도로입니다. 대연터널 구간은 상습 정체구간인지라 제한속도가 의미가 없다곤 하지만 일단 도시고속도로에 설치하기엔 부적절한 시설물인것은 맞습니다.

더군다나 꾀끼깡꼴끈 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정 작 주철환 작가는 나오지 않고, 박형준 시장의 유튜브 영상만이 검색된다며, 시 예산으로 시장 개인 유튜브를 홍보하는 것이냐는 비판여론 역시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여론은 박 시장의 발언을 염두에 두고 추진한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었고 논란이 번지자 급기야 유럽을 순방 중인 박 시장이 급히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박 시장은 23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불필요한 일로 시민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시는 물론 시 산하 기관이 업무처리를 해나갈 때 시민 눈높이에 맞는지부터 세심히 살필 것을 당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주철환 작가가 그의 책을 통해 관련 내용을 처음 언급했고 이후 박 시장이 이 문구(꾀끼깡꼴끈)와 관련해 말을 한 것"이라며 "뜻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내부적으로 기획해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공단은 해당 구조물을 천막으로 가렸습니다.

이후 공사 관계자는 대연터널 외 다른 지역에는 해당문구를 설치하지 않았으며, 대연터널에만 시범적으로 설치했다, 현재 부정적인 여론이 있어 철거 여부를 검토중에 있다고 했으며, 세금 낭비에 논란에 대해 설치 비용은 수백만원 정도만 들었다며, 예산 최소화를 위해 직원들이 문구를 직접 설치했다고 추가로 밝혔으나 오히려 역효과만 냈습니다. 백만원 정도야 억단위인 세금에서는 작은 돈이긴 하나, 시민들의 혈세임을 생각하면 이 정도만 들었다는 말은 적절한 표현은 아닐 것입니다.

1원이든 몇백만원이든 시민 혈세가 기괴한 문구 기획물에 낭비된건 되돌릴 수 없으며, 이유야 어찌됬든 도로 시설물을 시설 관리용역도 아닌 공사 직원들이 동원되었습니다는 것 역시 더욱 불씨를 붙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