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표 쓸어간 이준석, 한계도 뚜렷했다

사진 =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단일화 없이 완주하며 차세대 보수 주자로 입지를 다졌지만, 득표율 8.34%에 그치며 확장성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젓가락' 발언은 중도·여성층 이탈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291만7523표를 받아 득표율 8.34%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였던 두 자릿수 득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2%에 불과했던 정당 지지율과 비교하면 군소 정당인 개혁신당으로서는 유의미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과 '삼대남(30대 남성)'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중 7.7%가 이 후보를 지지했으며, 20대(24.3%)와 30대(17.7%)에서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20대 남성의 37.2%가 이 후보를 선택해 이재명 대통령과 김문수 후보를 모두 제치고 유일하게 1위를 차지했다. 30대 남성도 25.8%가 이 후보를 택했다.
이 같은 지지세에 힘입어 개혁신당의 당원 수도 급증했다. 선거 초반 약 6만 명 수준이던 당원 수는 선거일 기준 11만7248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20·30대 여성 지지율은 각각 10.3%, 9.3% 수준에 머물렀고, 중장년층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에도 실패하면서 '세대의 벽'을 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TV 토론회에서 논란이 된 '젓가락' 발언은 여성 유권자들의 반감을 키우는 결정타가 됐다. 발언의 출처가 상대 후보 가족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방어했지만,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여론이 커지며 결국 사과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유세 현장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혐오 정치 조장하는 이준석은 물러가라'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고, 같은 날 신촌 유세장에서도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결국 이 후보는 득표율 10%의 벽을 넘지 못해 선거비 보전을 받지 못하게 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 후보가 50~60억원의 선거비용을 썼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이를 충당하기 위해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예상과 달리 이 후보는 대선을 완주하며 수십억원의 선거비용을 떠안게 됐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약 3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선거의 결과와 책임은 모든 것이 저의 몫"이라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들이 있을 텐데 잘 분석해서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국민 통합과 무엇보다도 경제 상황에 대한 세심하고 적확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개혁신당은 야당으로서 저희 역할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전했다.